코를 통해 자녀의 ‘식스 센스’를 깨우자
(상식이지만) 코는 냄새를 맡는 기관, 즉 후각 기관이다.
그렇지만 코는 단순한 후각 기관이 아니기도 하다. 무슨 소리냐고?
사실, 코를 통해 우리는 ‘식스 센스’를 개발할 수도 있다. 브루스 윌리스와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나오고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출한 최고의 반전 영화 제목을 얘기하는 것일까. 아니다. 그야말로 이름 그대로의 ‘식스 센스’, 즉 육감(六感)이다. 오감 외의 여섯 번째 감각.
만약 우리가, 또는 우리의 자녀들이 이런 육감을 갖게 된다면 성적 향상은 물론 각종 능력의 비약적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코를 통해 ‘식스 센스’를 깨울 수 있을까. 지금부터 알아보자.

코는 인간의 감성을 일깨우는 기관이다
후각이란 무엇인가. 공기 속의 화학물질, 즉 냄새에 대한 정보를 끌어모아서 코를 통해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감각이 후각이다. 빛에 대한 정보를 눈을 통해 뇌로 전달하는 것이 시각이고, 공기 진동에 대한 정보를 귀를 통해 뇌로 전달하는 것이 청각이듯. 이 밖에도 촉각과 미각을 포함, 오감 자극에 의해 우리의 뇌 활동이 강화된다.
인간은 ‘이목구비’라는 외부 정보 수집 기관을 통해(다른 부위로도 받아들이지만 대표적인 것이 이목구비, 즉 귀․눈․입․코) 신체 밖의 물질적․정신적 자극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받아들인 외부 자극들은 정보가 되어 뇌를 자극하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 뇌는 온몸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면서 정신 활동도 실시한다.
외부 자극으로 활성화되는 뇌, 그리고 뇌에 의해 활성화되는 몸과 정신, 이것들이 순환하며 결합할 때 우리는 삶을 ‘살아간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외부 정보들이 뇌에 저장되고 분석되므로 우리는 삶 속에서 마주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처할 수 있고 능력을 쌓아서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능력 향상과 성공을 이끄는 것은 오감 자극이며 그 자극을 끌어모으는 것은 이목구비를 비롯한 몸의 감각 기관이다. 그러므로 뇌에 버금가게 중요한, 또는 그 자체로 일종의 뇌나 다름없는 것이 이목구비다. 그 중에서도 코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 기관이다.

코가 왜 원초적인 감각 기관일까. 코는 눈․입․귀의 중간에 위치하면서 다른 세 곳에 모두 연결되어 있고, 발생학적으로도 뇌와 직접 연결된 외부기관이다. 그러므로 이목구비로 분리되기 이전의 원초적 감각 기관, 즉 초기 감각 기관이 바로 코인 것이다.
그러면 이제는 코가 어떻게 육감을 키울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는 코의 정보 수집 과정에 대해 먼저 파악해야 한다. 앞에서도 간단히 기술한 바 있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코의 정보 수집 과정에 대해 살펴보자.
냄새 분자는 콧구멍 속의 후상피에 도달하여 점막에 녹아서 후세포에 전기신호로 바뀌어 통과한다. 그 다음, 후구에 도달하여 냄새의 종류에 따라 후사구체에 들어간다. 후사구체에 들어간 냄새 정보는 이상엽을 경유하여 대뇌피질 내의 대뇌변연계를 거쳐 후각중추에 도달하고 후각중추가 어떤 냄새인지 판단한다.
여기서 다른 것(후상피․후세포․후구․후사구체․이상엽 등 코 안쪽 조직들)은 몰라도 좋다. 중요한 것은, 후각이 대뇌변연계를 거쳐 후각중추로 간다는 점이다.
척추동물의 뇌는 전뇌․중뇌․후뇌로 나뉜다. 나중에 전뇌는 대뇌와 간뇌, 후뇌는 소뇌와 교(중뇌와 연수 사이에 있는 부분)로 나뉘고 척추 끝은 연수로 변한다. 전뇌가 발달한 대뇌와 간뇌 중에서, 고등동물일수록 대뇌가 발달한다. 이 때, 대뇌를 둘러싼 대뇌피질의 주름이 늘면서 고도의 학습능력을 갖게 되고 판단 기능도 맡게 된다.
대뇌피질의 안쪽에는 대뇌변연계가 있다. 대뇌변연계 바깥쪽의 껍질을 신피질이라고 하며, 신피질 안쪽의 대뇌변연계를 구피질이라고도 한다.
대뇌피질은 신피질과 구피질(대뇌변연계)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구피질 밖의 신피질을 대뇌피질이라고 하기도 한다. 신피질은 인간의 지적 활동을 맡고 있는 반면, 구피질은 본능과 감성․욕망을 담당하고 있다(구피질이 이 밖에 무엇을 더 담당하고 있는지는 다 알려지지 않았다).
구피질 옆에는 해마가 있는데, 후각은 구피질뿐 아니라 해마도 자극한다. 해마는 학습능력을 받아들여 단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국 후각은 구피질이 담당한 감정과 본능의 성숙, 그리고 해마의 성숙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뒤 신피질로 간다.
이 과정에서 구피질이 발달한 여성은 강한 모성애를 갖게 되고 풍부한 감성을 유지하게 된다. 반면 머리 뒤에 시공간 개념에 관계된 앵귤러 자이러스(angular gyrus) 부위가 있는 남성은 목표물을 겨누는 투창 등의 사냥과 길 찾기 능력이 높아진다. 뛰어난 공간 지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뇌신경의 ‘성숙’에는 충분한 영양 공급과 지속적인 자극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만성적으로 사춘기나 성장기에 코 질환을 앓으면 어떻게 될까? 냄새 자극을 잘 못 받으니 구피질과 해마의 성장이 부진해지게 된다. 그러면 기능도 활성화되지 않아 문제가 터지게 된다. 어떤 문제인지 짚어 보자.
만약에 구피질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감정 조절과 표현 부족, 감정의 메마름, 감성지능(EQ) 저하 등의 문제를 겪게 된다. 어떤 일에도 감동하기 어렵고, 사랑과 관용도 배우기 어려워져서 결국 무미건조한 인간이 되기 쉬운 것이다.
또한 해마에 문제가 생기면 단기 학습 장애를 겪게 된다. 금방 배운 것을 쉽게 잊으니 자연히 학업 부진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결국 후각 자극은 신피질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감성을 키우고 본능을 날카롭게 하는 구피질과 기억력에 관계된 해마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그러니 냄새만으로도 우리는 감정의 변화를 겪을 수 있는 것이다. 그윽한 다향이나 커피향에 행복해하는 사람들, 자신에게 맞는 향수를 고르기 위해 꼼꼼히 향수 냄새를 맡아보는 사람들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싱그러운 꽃 향기에 들뜨고 어머니 품에서 정겨운 살 냄새에 마음을 여는 것은 바로 감성을 한껏 일깨우는 계기가 되지 않는가. 지독한 매연이나 폐기물 악취를 오래 접하면 거칠어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냄새로도 인간의 감성을 조절하고 잠든 감각을 깨울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이것이 향기(aroma) 요법의 근본적 발상이 됐을 뿐만 아니라 육감과도 관련을 맺게 됐다. 그런데 이는 뒤집어 볼 때 심각한 문제를 낳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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